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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EO 인증샷] 대만 만두집 '딘타이펑'을 다녀와서 -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

정리=홍원상 기자 wshong@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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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맛·서비스 뒤에는직원 감동시키는 복지 있었다
주름 18개 내며 만두피 빚는 기술도 멋있지만… 직원 휴식공간 위해 아파트 한 채 구입하고 업계 최고 대우해주는 '감동 복지'도 멋있어

대만 출장 중 현지 직원들의 추천으로'딘타이펑(鼎泰豊·Din Tai Fung)'을 다녀왔습니다. 맛도 맛이지만, 조직문화와 관리시스템이 웬만한 글로벌 기업 못지않게 훌륭하게 갖추어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딘타이펑의 대표 요리는 상하이(上海)식 샤오롱바오라는 딤섬입니다. 얇은 만두피에 돼지고기와 갖은 양념이 들어간 만두소가 듬뿍 든 샤오롱바오를 입에 넣어 깨물면 특유의 국물이 터져나오면서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맛만으로 세계적인 레스토랑이 될 수 없겠죠. 딘타이펑의 서비스엔 혼(魂)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혼의 바탕엔 종업원의 만족이 곧 고객 만족으로 이어진다는 사람 중심의 경영 철학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을 처음 다녀온 직후 우리 본사 직원들을 보내 벤치마킹하도록 했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주방 입구에서부터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833㎡(252평) 크기의 중앙 주방(만두공장)은 첨단 반도체공장을 방불케 하는 방역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주방에 들어가려면 '직원 청결 소독실'이라는 곳에서 무균 가운과 모자, 장화를 신고 에어 샤워실을 통과한 뒤 다시 신발과 손을 씻어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종업원들이 매일 이런 '의식'을 통해 위생의 중요성을 체감하기 때문에 작업장의 위생 상태도 한국의 일반 식당 주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청결하다는 점입니다. 만두의 품질과 위생 관리를 위해 제품의 당도와 세균도 매일 측정합니다. "소비자에게 최고로 신선하고 맛 좋은 음식만을 제공하겠다"는 딘타이펑의 경영 이념이 그대로 배어 있습니다.

요리의 전 과정은 전통적인 손기술에 의존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면서도 어떤 요리사가 샤오롱바오를 빚더라도 18개의 주름과 만두피 5g, 만두소 16g의 비율을 유지합니다. 그 비결은 철저한 교육에 있습니다. 샤오롱바오의 경우 만두피를 18개의 주름을 내면서 빚어야 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딘타이펑 자체 등급 5급 이상 요리사가 돼야만 샤오롱바오를 빚을 수 있는데, 3년 동안 특별히 마련된 교육 코스를 거쳐야 합니다. 보통의 딤섬을 만드는 데에도 최소 1년 정도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딘타이펑의 서비스 목표는 고객이 생각하기 전에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먼저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화장실의 경우 전담 직원을 배치해 손님이 한 명 다녀갈 때마다 매번 다시 청소합니다. 단골손님의 경우 개인 취향을 메모해 뒀다가 그들이 다시 찾았을 때 직원들이 먼저 메뉴를 제안합니다. 고객이 부르거나 손을 흔들면 직원이 바로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점도 이 식당이 강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시장통 같이 북적이는 음식점에서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즐거워하며 손님을 친절하게 대하는 직원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정신이 없을 정도로 분주히 움직이면서도 무엇이 120명의 직원 모두를 즐겁게 일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딘타이펑은 내부 고객, 즉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일터(great workplace)를 만드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딘타이펑은 직원들이 휴식 시간에 편히 쉴 수 있도록 레스토랑 인근에 165㎡ 규모의 아파트 한 채를 얻어 놓았습니다. 숙식 목적이 아니라 순전히 휴식 목적의 아파트입니다. 급여도 업계 최고일 뿐 아니라 매달 최고의 직원 5명을 뽑아 보너스(월급의 6~7%)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느낀 소감을 제출하는 것도 관리자와 교감할 수 있는 통로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감 제출은 전 직원의 의무이지만, 내용은 자유입니다. 이를테면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긴 했지만 직원 입장에서 억울하다고 느낀 일을 적어 내면, 다음날 관리자가 직원을 불러 위로하고 격려해 줍니다.

워렌 양(Warren Yang) 대만 딘타이펑 사장은 "고객의 만족은 직원의 열정에서 나오고, 직원의 열정은 내부 만족에서 나오며, 내부의 만족은 좋은 복지에서 나온다"라고 말하더군요.

불현듯 딘타이펑 샤오롱바오의 그 진하고 구수한 육즙이 생각나네요. 다음 대만 출장 때 다시 한번 들러야 할 것 같습니다.

'딘타이펑'은…

1958년 대만의 길거리 노점상으로 출발해 미국·일본·호주 등에 53개 점포망을 갖춘 세계적인 식당 체인이 됐다. 대만 본점 등 4개의 매장에서 연간 매출액이 270억원(2009년 기준)에 달하고, 서울 명동 등 4개 지점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8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딘타이펑은 중국어로 '크고 풍요로운 솥'이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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